바르셀로나 ‘슈퍼블럭’이 민주주의에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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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이나 예산 없이도 시민을 위한 장소를 만드는 것이 ‘스마트시티’의 본질

요즘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스마트시티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5월 26일 바르셀로나 시장 선거가 실시되는데, 현 시장인 ‘아다 콜라우’의 재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콜라우의 재선 여부에 따라 바르셀로나시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5년 시장으로 취임한 아다 콜라우는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그녀는 행정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바로 바르셀로나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언론은 이를 두고 바르셀로나 정치 지진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이다. 그 후 그녀의 시정 행보는 과감하면서 사회 혁신적 요소를 갖추고 있어 가히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녀의 시정 브랜드 ‘슈퍼블럭(교통을 차단한 주택ㆍ상업 지구)’도 그 중 하나다. 수퍼블럭은 40년 동안 바르셀로나 도시 계획에 참여한 도시설계자 살바드로 루에다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도심에서 자동차를 밀어낸 자리에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도심 내 일부 9개 블럭을 지정해 그 지역 소속 자동차는 시속 10km내로 운행해야 하고 다른 소속 자동차는 그 블록을 통과할 수 없다. 그 결과 길 위에는 여유 공간이 생겨났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걷는 모습이 눈에 크게 늘었고, 놀이와 담소를 나눌 탁자를 놓기 시작하는 등 보다 인간적인 삶이 가능해졌다.

위 같은 현상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껏 자동차 위주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던 도로를 이제 다양하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자동차로 인해 한정적으로 사용했던 도로를 인간을 위한 공간으로 확장시킨 결과 바르셀로나 슈퍼블럭 모퉁이에는 거리 책방이 생겨났고 특히 전에 없던 생기와 활력이 넘치고 있다.

콜라우 시장은 위와 같은 성공을 발판 삼아 그 다음 단계로 슈퍼블록을 대대적으로 확장시키는 2단계인 ‘사회적 슈퍼블럭’을 계획하고 있다. 그녀는 ‘공공 공간은 시민 모두를 위한 장소이며, 우리 모두가 속한 곳’이라며 ‘이러한 장소가 많을수록 사람들의 삶은 물론 민주주의의 질 또한 좋아진다’고 말했다. 슈퍼블럭을 통해 민주주의 퀄리티까지 확장해 개념으로 규정하는 콜라우의 지향점은 대중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콜라우가 지향하는 스마트시티는 단순히 기술에 의존해 예산이 많이 드는 도시가 아니다. 그녀는 시민이 더불어 살아갈 방향과 가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데 주목하고 실증적 아이디어를 통해 도시를 사람냄새가 나는 공간으로 전환해 나가는 데 집중한다. 자동차에만 할애됐던 도로의 개념을 전환해 사람들이 놀고 걷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민들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용도를 확대한 것이다. 그래서 콜라우의 구상은 포스트 자동차 시대의 도시 모델로 전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슈퍼블럭은 사실 루에다가 이전부터 제기했던 아이디어였으나, 전임 시장들이 실행하지 못하던 것을 콜라우가 과감하게 추진한 것이다. 스마트시티 구현에 결단력과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가 넘쳐도 적절한 시기에 명확한 추진력이 없으면 그냥 이래저래 겉치장만 첨단 기술이 덧붙여진 기형적 스마트도시일 뿐이다. 스마트시티 건설 얘기가 나오면 반사적으로 기술력과 예산 타령을 하는 이가 있지만 그것이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콜라우의 슈퍼블럭 정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콜라우가 재집권에 실패하면, 도심 차량 추방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우파정당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어 그녀의 슈퍼블럭 실험이 향후 어떤 국면을 맞게 될 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5월 26일 실시되는 바르셀로나 지방 선거가 스마트시티의 운명을 가르는 선거라고 할 수 있다.

라니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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