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맹물로 가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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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수소경제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내년도 수소경제 예산이 대폭 증액되었다.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예산 중 미래차 예산은 54.4%가 증액되었으며, 수소경제와 관련해서도 77.9% 증액되었다고 한다.스마트시티를 만들어가는 데에 있어서는 모빌리티 분야를 빼놓을 수 없는데,이런 추세에서 수소차에 대한 박창규 포항공대 겸임교수의 기고문을 싣는다.

겨울이 오고 다시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다. 미세 먼지의 주범 중 하나가 자동차이다.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연료에서 미세먼지가 나오는 것이다. 만약 자동차 운행하면서도 미세 먼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요즈음의 전기자동차가 바로 그렇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전기자동차를 가게 하는 전기를 만들 때 미세먼지가 나온다는 데 있다. 결국 운전할 때 미세먼지가 나오는 게 나은지, 아니면 미리 나오는 게 나은지 하는 조삼모사의 상황이 된다. 하나가 좋으면 하나가 나빠지는 상황이다. 세상에 항상 좋은 것만 있지는 않다는 진리가 여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

대안으로 등장하는 것이 수소자동차이다. 아시다시피 수소는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만나서 물로 변하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나온다. 이 에너지를 이용해서 자동차를 가게 하는 것이 수소 자동차이다. 수소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전혀 공해가 없다. 그리고 물에서 수소를 만들 수가 있으니 수소 자동차는 말 그대로 맹물로 가는 차가 된다. 그런데 수소의 특징 중 하나가 수소 스스로 존재할 수가 없고 항상 다른 원소들과 같이 결합된 상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수소를 이용하려면 수소를 다른 원소로부터 분리해 내야 한다.

수소는 물에도 있고 탄화수소의 형태로도 존재한다. 탄화수소는 석유 계열의 메탄가스 같은 물질을 말한다. 탄소와 결합해 있으면 탄화수소가 되고 산소와 결합해 있으면 물이 된다. 수소를 만들려면 이들의 결합을 끊어 주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수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탄화수소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것이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든다.

다시 말하면 수소와 탄소의 결합이 느슨해서 적은 에너지로도 분리가 쉽게 된다. 문제는 수소를 분리하고 나면 탄소가 남는데 이것이 산소와 결합하면 탄산가스가 되고, 탄산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미세먼지와 같은 공해를 줄이기 위해서 수소를 쓰는데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 탄산가스를 발생시키는 모순이 생긴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발생한 탄산가스를 대기 중에 방출하지 않고 활용하거나 가두어 놓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따라서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얻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런데 공짜 점심이 없듯이 물을 분해하는 것이 탄화수소를 분해하는 것보다 에너지가 많이 드는 어려운 공정이다.

물을 구성하는 원소는 수소와 산소인데 이들의 결합력이 매우 강해서 물을 분해하는 데는 에너지가 많이 든다. 물을 분해하는 방법에는 전기분해와 화학적 분해가 있다. 말 그대로 전기분해는 전기를 이용해서 물을 분해하고 여기에서 수소를 얻는다. 이 수소는 다시 산소와 결합해서 물이 되면서 수소자동차를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어디선가 전기를 만들어 와야 수소를 만드는데 쓸 수가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 논리의 모순이 생길 수 있다. 전기를 만드는 데에 가장 환경 친화적인 방법을 써야지만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만드는 의의를 보존할 수 있다.

수소를 만드는 나머지 한 방법이 화학적 분해이다. 이 화학적 분해는 촉매를 이용하여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방법인데 아직까지는 나오는 에너지보다 들어가는 에너지가 많아서 공학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원자력을 이용하여 고온을 얻고 이를 필요한 공정에 쓸 수 있으면 가능성이 있다. 이를 원자력수소 제조 공정이라고 한다.

맹물에서 수소를 만들고 이 수소를 이용해서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이 가장 환경 친화적인 방법이다. 다만 공짜 점심이 없듯이 “맹물로 가는 차”를 위해서는 공학적으로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책적 의지와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글:박창규(포항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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