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지멘스슈타트(Siemensstadt)’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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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역사적 산업단지인 지멘스슈타트(Siemensstadt)는 장차 스마트한 업무환경과 주거 환경으로 변모할 것이다.

베를린(BERLIN)- 지금 당장은 지멘스슈타트(Siemensstadt)가 마침내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하긴 어렵다. 오래된 벽돌 공장 건물과 폐쇄 구조의 사무실로 둘러싸인 이 지역은 방치된 베를린 북부 외곽의 두 개의 큰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에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들이 과속으로 달리며 이따금씩 지하 기차역에 고독한 여행자가 나타날 뿐이다. 지멘스라 불리우는 공룡 기업이 소유한 이 50에이커의 교외 부지는 지역 공동체의 분위기를 전혀 풍기지 못하고 있다.

베를린의 새로운 초대형 프로젝트(mega-project)는 이를 변화시킬 예정이다. 스마트시티월드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지멘스는 6억 유로가 넘는 돈을 들여 연구 시설,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물류 센터 및 신생산 시설(세계 최대 규모)을 갖춘 “지멘스슈타트 2.0″이라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재생 가능 에너지, 운송 및 디지털 인프라 솔루션을 포함한다. 새로운 비전과 함께 이 회사는 지역사회를 위한 기반도 만들어진다. 30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유치원과 학교, 녹지공간, 식당, 호텔, 소매점 등이 들어서고 있다. 인근의 버려진 철도 노선을 부활시켜 여행객들을 40분 만에 베를린 신공항(완공예정)으로 연결시켜 줄 것이다.

오늘날 지멘스슈타트에 거주하는 이들 중에는 이 도시 재생 프로젝트가 약속하는 투자와 일자리에 대해 많은 기대와 함께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최근 구글은 지역 사회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베를린의 다른 지구인 크레이즈버그(Kreuzberg)에 기술 캠퍼스를 구축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저 멀리 토론토에서도 사이드워크랩스(Sidewalk Labs)가 주도하는 센서로 가득 찬 “스마트시티” 개발이 비슷한 논란에 직면해 있다.

지멘스는 1897년 베를린 북서부에 토지를 인수하여 대부분의 시설을 집중시켰다. 1914년에 공장시설과 생활 인프라를 갖추면서 지멘스슈타트라는 도시지구가 새로이 만들어졌다.

지멘스 Administration Building (사진출처: 지멘스 공식 홈페이지)

베를린 북동부 교외에 위치한 이 회사의 역사는 12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 재개발 예정지의 대부분은 1897년 이래 지멘스가 소유해 왔다. 20세기초 이 회사는 한때 이곳에서 일했던 근로자들을 위한 주택과 부대 커뮤니티 시설을 건설했다. 지멘스가 건설한 4.5킬로미터 길이의 철도를 통해 베를린의 다른 지역과 연결된 지멘스슈타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몇 해 동안 9만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며 인근에 거주했다.

종전 후 베를린이 둘로 갈라지고 소련이 지배하는 동독에 포위되면서 지멘스는 서서히 회사를 이전하여 결국 뮌헨에 새로운 본부를 세우고 자회사를 매각했다. 경제가 탈산업화 되면서 부지가 위축되고 건물은 낡아지고 일자리는 사라졌으며 이로 인해 주변 지역은 더 가난해졌다.

하지만 약 11,400명의 직원이 여전히 이곳에서 일하고 있으며, 증기 터빈, 변전소 장비 및 거대한 발전기들을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회사는 몇 차례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지멘스슈타트는 베를린에서 가장 가난한 교외 지역은 아니지만, 최근 시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의 사회적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13,000명의 주민 대부분은 더 이상 지멘스 공장과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는다.

이 지역 내에서 책을 출판하기도 한 역사학자 루츠 오베를렌더(Lutz Oberländer)는 지역 신문인 타게스슈피겔(Tagesspiegel)과의 인터뷰에서 “노인들은 유치원, 학교, 일자리, 클럽, 아파트 등 모든 것이 지멘스였던 호시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1999년에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여전히 그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다음 세대의 가족들은 생겼지만, 이제는 더이상 지멘스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2018년 말, 이번 프로젝트를 열망하는 베를린 시 정부는 지멘스와 투자의향서에 서명했다. 시는 주변 기반시설을 업데이트하는 데 50만 유로(약 6억5천만원)을 사용하기로 합의했고, 올 여름 지멘스는 15개 건축회사에 새로운 지역의 레이아웃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르면 2021년 말에 공사가 착공될 예정이다. 야샤르 아자드(Yashar Azad) 지멘스 대변인은 최근 시티랩과의 인터뷰에서 “이곳은 장벽이 쳐져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결국 제거될 것이고, 사용되지 않고 있는 모든 공간을 개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본 프로젝트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어려움에 처한 이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교통 및 건설소음의 문제, 아울러 고소득 기술직 근로자들이 입주함에 따라 젠트리피케이션의 위협도 커 보인다.

지역의 지도자들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특별 베를린구역법의 적용 여부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베를린 시의회 의원들은 최근 향후 5년간 임대료 상한선에 대한 논쟁을 벌여왔으며, 독특한 지역사회 특성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임대료 통제와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와 열정을 모두 봉합하는 것은 인근 테겔 공항 프로젝트다.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신공항의 출범에 따라 해체될 경우, 이 공항은 IT 허브가 될 예정이다. 테겔의 ‘어반 테크 공화국(Urban Tech Republic)’ 개발과 지멘스슈타트 2.0 프로젝트 단지는 약 6km 떨어져 있으며 베를린 북서부 지역에 통로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도시 계획자들은 두 프로젝트를 통해 2만 개의 일자리 창출 및 2만 5천개의 주택이 생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진출처: 지멘스 공식 홈페이지

지멘스는 베를린에서 좋은 이웃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지멘스 이사회 멤버인 세드릭 니케(Cedrik Nieke)는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술 붐은 기존 존재하고 있는 사회를 바로 밀어냈다”며 “우리는 여기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개발의 명칭도 지역 사회가 함께 결정할 것이고, 지멘스가 건설하고 있는 아파트의 30 %는 저소득 세입자를 위해 남겨둘 것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이 지역의 번영에 투자할 예정이며, 니케 또한 결국 그곳으로 이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일부 지역 주민들은 회사가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지멘스가 정말로 협력에 관심이 있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스판다우 연방의회 의원이자 좌파당 도시개발 대변인인 헬린 에브림 소머(Helin Evrim Sommer)는 “지금까지는 우리가 생각했던 방향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관련 시민 단체는 지난 3월 기획 워크숍을 열었고, 이후 그녀의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녀는 “지멘스가 공적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조직한 건 단 한 차례 밖에 없었다”고 지적한다.
만약 회사가 정말로 관련 사업 시작을 가능하게 하고 싶다면, 지역사회가 그들과 통합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역사회에 통합될 필요가 있다고 그녀는 강조한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 가지 이슈는 독일의 엄격한 개인 데이터 및 개인 정보 보호 법이다: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그것은 소위 스마트 시티가 주민들에 대해 어떠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지를 결정한다. 지멘스의 프로젝트 책임자인 카리나 릭비(Karina Rigby)는 그녀가 말하는 “실제 연구소(laboratories in reality)”는 “지멘스슈타트 2.0의 핵심”이라고 묘사했다. 아자드는 “이것은 우리 기술에 대한 거대한 쇼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주민들이 지멘스의 실험실 쥐가 된다는 뜻인가? 이 프로젝트는 아직은 결과를 알 수 없을 정도인 초기 단계에 있지만, 그는 회사가 개인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은 지멘스의 사업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인프라의 역량을 보여주고 테스트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멘스가 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주민을 포함한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멘스는 소수 집단만을 위한 거주지 조성이 되지 않도록 초기에 지역 사회와 최대한 많은 시너지를 찾아야 한다”며, “그들은 지역 사회에 평등하게 접근해야한다. 지역 주민들은 해당 지역에 대한 관련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매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멘스슈타트 2.0은 좋은 이웃이 될 것인가 아니면 나쁜 이웃이 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정보 보호, 경제적 편입 또는 일자리에 대한 접근에 관한 한, 회사는 다른 거대 기술 기업들이 스마트 도시 건설에 과감히 뛰어 들었을 때 저질렀던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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