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스마트시티, 희망일까 악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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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 일본 의회는 소위 ‘슈퍼 도시’ 또는 ‘스마트시티’의 길을 터주는 개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지자들은 특히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직면한 지역, 그리고 세금 감면에 직면한 지역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사회 문제에 더 효율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첨단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론자들은 데이터 유출이 사생활 침해와 감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당시 보도에서 개정 법의 핵심은 스마트시티에 작용하는 공통 운영체제(OS)를 여러 스마트시티 추진 도시들이 공유하고 이를 통해 스마트시티 확산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통일된 운영 시스템으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기술의 교류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전통을 중요시하는 나라다. 일본 자본주의는 서구의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국의 전통과 연계해 독특한 제도를 만들어 냈다. 군국주의도 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도심의 빌딩이나 상가에 다다미가 여전히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것만 보아도 일본 문화가 자본주의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다른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전국에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기본 규제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에 통과된 국가전략특구법 개정안은 정부가 좀 더 신속하고 구체적인 지침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포함하고 있다.

개정안은 중앙정부가 스마트시티, 즉 슈퍼시티로 선정하면 그 지역 지자체가 민간 기술기업과 협력해 자체 스마트시티 조성 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조정실 지역활성화추진본부는 지난 2월 개정한 대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정된 도시 내 10개 분야 중 최소 5개를 관리하게 된다. 10개 분야는 교통, 물류, 결제, 시 행정, 의료 및 간병, 교육, 에너지 및 물, 환경 관리 및 폐기물 관리, 범죄 예방, 재난 관리 및 안전 등이다.

중앙정부 및 민간 기술기업과 협력해 이러한 영역의 데이터 네트워크가 연계될 예정이다. 드론은 지역 주민들에게 상품을 전달하기 위해 도입된다. 컴퓨터 데이터는 지역 에너지 사용을 감시한다. 특히 재생 에너지원을 비롯한 지역 생산 에너지원을 보다 시기적절하고 저렴하게 제공한다.

스마트시티의 의료 시스템은 의료나 간호가 필요한 환자들이 컴퓨터를 통해 원격으로 상담과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온라인 강의실 학습은 더 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 중, 고등학교 간의 데이터를 연계함으로써 개별 사용자에 맞는 학습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자율주행차는 사람들을 태우고 특정 목적지로 운송하도록 프로그램될 수 있다. 모든 것이 전자적으로 지불될 수 있기 때문에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줄어든다.

모든 데이터는 도시의 데이터 연결 플랫폼, 즉 도시 거주자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고 서로 다른 분야에 걸쳐 공유할 수 있는 거대한 저장장치에 의해 수집되고 정리될 것이다.

지금까지가 스마트시티의 환상에 가까운 모습을 그렸지만 실제 실현될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다. 재팬타임즈는 수많은 문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스마트시티 관련 법안이 여러 관점에서 논의될 의제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은 개인정보 수집이 해킹을 당하거나 부당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게 첫번째 관심사다. 한 의원은 법안이 통과된 날 의회를 향해 “중국처럼 감시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그는 5월 참의원 전체회의에서 “중국 항저우는 정부의 스마트시티 구상의 롤 모델로 세계 최신 정보기술을 자체 스마트시티 구상의 일환으로 도입했다”면서 “그러나 이는 감시카메라가 수천 대에 이르는 세계 최신 감시사회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중앙정부가 스마트시티 사업계획 승인에 앞서 지역 동의를 얻겠다고 약속해 왔지만 자치단체장이 직접 나서면 읍면동 대신 스마트시티 지원으로 결정할 수 있다. 지방 시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명시하는 법이 없어 지방 입법 감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 스마트시티 운동을 분석하는 미국 기업 네비건트리서치가 2019년 6월 발표한 보고서는 전 세계 286개 도시에 최소 443건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8년까지 누적 세계 스마트시티 기술 시장이 1조 7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보스턴, 시애틀, 캘거리, 싱가포르, 서울과 같은 도시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성공 사례로 선전됐지만 여러 곳에서 어려움이 뒤따랐다. 구글 사이드워크 랩이 추진했다가 포기한 토론토 퀘이사이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중장기 전략을 재고하고 있으며, 스마트시티 개념은 여전히 프라이버시와 예산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비판과 우려에 직면하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가 열릴 무렵의 일본에서의 스마트시티 개발의 실체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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