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위한 에너지학(學)1. 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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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있는 버클리 대학교(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물리학 교수인 뮬러 박사가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이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테러, 에너지, 원자력, 우주, 그리고 지구온난화 등 5개 분야이다. 뮬러 박사는 중요한 결정에는 반드시 과학적인 요소가 들어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한 덕목으로 위에서 열거한 5개 분야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사실과 아이디어, 그리고 기본적인 개념 등은 반드시 이해를 하고 있어야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서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에너지를 콕 집어서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학’에 대해 또 책을 냈다. 특별히 에너지에 대해 책을 쓴 이유는 ‘대통령이라면 반드시 국민들에게 에너지에 대해 강의를 할 수 있어야지만 잘 알지 못하는 대중들에 의해 에너지 정책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뮬러 교수의 에너지 학 강의에서 수소는 그렇게 좋은 평을 듣지 못한다. 크게 두 가지 이유이다. 우선 수소가 에너지원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수소가 가장 가벼운 원소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부피를 차지한다는 이유이다. 2003년 연두교서에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수소 경제’를 주장하였다. 1.2조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연구비를 투입하여 ‘오늘 태어난 아이들의 첫 차’는 수소 자동차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그런데 아마도 뮬러 교수가 지적한 이유 등으로 아직도 기대만큼 수소 자동차가 환영을 받고 있지는 않다.

수소 에너지가 산업으로 자리 잡아서 경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구·개발 등 갈 길이 멀다. 수소의 생산, 저장, 유통, 그리고 소비 등 모든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있어야 한다. 이 네 가지 분야에서 어떤 연구개발이 필요 한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생산 분야이다. 수소는 세계에서 가장 흔한 원소이다. 문제는 수소가 혼자서는 존재하지 못하고 다른 원소와 결합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는 물이 있다. 수소가 산소와 결합하면 물이 된다. 그리고 석유 계열의 대부분의 물질들이 수소와 탄소의 결합이다. 이러한 물질들의 결합을 끊어 주기만 하면 바로 수소가 된다. 이렇게 수소 생산의 이론은 매우 간단하다. 문제는 결합을 끊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또 석유 계열의 물질에서 결합을 끊게 되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탄산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들이거나, 탄산가스 등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기 위해서 수소를 생산하는데 오히려 탄산가스를 발생한다든지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따라서 수소를 생산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칙은 수소를 생산하는데 최소한의 에너지를 들이고, 또 수소 생산 시에 발생할 수 있는 탄산가스를 잘 가두어 놓아야 한다.

수소의 저장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 수소는 가장 가벼운 원소이기 때문에 저장을 위해서는 매우 높은 압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금속용기가 수소를 만나면 푸석푸석해지는 취화현상이 발생한다. 높은 압력에 매우 취약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잘 취화되지 않으면서도 높은 압력을 견디는 용기의 개발이 필요하다. 수소의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량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의 설치이다. 그리고 소량을 위해서는 수소 운송용 트럭의 개발이다. 수소는 어느 정도 농도가 되면 폭발을 할 수 있다. 바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의 폭발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수소가 누출이 되어 한 곳으로 모이는 현상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수소의 소비 단계이다. 그런데 수소의 생산과 소비는 일찍이 부시 대통령이 말한 대로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하는 논란이 있다. 즉, 소비가 올라가면 생산도 따라서 올라가서 생산 단가가 내려갈 수 있고, 반대로 생산이 많아지면 단가가 내려가서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 따라서 수소 경제를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수소의 소비 분야에서 현재로서는 수소 자동차가 가장 유망하다. 전기 자동차도 마찬가지이지만 수소 자동차는 현재의 경유나 휘발유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자동차에 비해서 엔진과 배기가스와 관련된 부품들이 모두 필요 없어진다. 즉, 수소 충전소의 확보와 함께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 수소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수소가 만능은 아니다. 따라서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좋은 점뿐만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도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글: 박창규(포항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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