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노숙자…미국을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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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큰 자금을 준비하지 않아도 집을 구입할 수 있는 금융 제도가 있다. 바로 구입하려는 집을 담보로 한 모기지론이다. 미국 금융기관의 모기지론 비율은 매우 높다. 집값의 80% 이상을 대출해 준다. 그리고 장기에 걸쳐 원리금을 상환한다.

안정적인 직장인들은 월급을 받아 은행에 원리금을 상환하지만 직장을 잃는 즉시 상환이 어려워지고 3개월 정도의 상환 유예기간에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집을 차압한다. 그러면 바로 집에서 쫓겨나 노숙자가 된다. 생활비가 비싼 실리콘밸리나 뉴욕 등지에서는 특히 심하다. 부부가 맞벌이로 벌어도 대출 원리금 상환과 생활비를 제외하면 저축할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불황기에는 실리콘밸리를 관통하는 엘까미노 도로변에 ‘Homeless’라는 팻말을 들고 동전을 구걸하는 노숙자들을 무수히 만난다. 그들의 상당수는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고급 인력들이다. 고급 주택에 살다가 원리금을 내지 못하고 집에서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연방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6월 말 모기지론 잔액은 9조 4060억 달러(1경 1300조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2008년의 금융위기 때보다 많다. 이 때부터 이미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WSJ는 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문제였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미국에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실리콘밸리는 최근 실업자가 넘쳐나 노숙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블룸버그, 새너제이 머큐리, 스마트시티다이브 등 미국 언론들이 요즘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며 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사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그러자 대기업들이 나서서 자금을 출연하고 당면 주택 위기와 노숙자 급증에 공동 대처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미국의 모습이기도 하다.

스마트시티다이브에 따르면 애플은 캘리포니아의 주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25억 달러 공약의 일환으로 올해 4억 달러를 주택 소유자 지원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른 실리콘밸리 출신 기술 회사들도 저가의 주택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각각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10억 달러의 토지, 보조금, 대출을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시애틀 지역의 주택 위기에 대한 기존의 5억 달러에 2억 50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했다.

애플은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에 250개의 저렴한 주택을 만들기 위해 ‘하우징 트러스트 실리콘 밸리’와 함께 저가격의 주택 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민관협력으로 모기지 및 계약금 지원기금도 조성한다.

애플은 캘리포니아 주택금융청과 제휴해 캘리포니아 주에 저가의 주택 투자를 개시해 저소득에서 중간 소득의 계층에게 새 주택을 제공하기 위한 자금 조달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가 향후 5년 이내에 저소득층을 위한 저가 주택을 건설한다는 정책에 협력하게 된다.

애플의 투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의식주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휘청거리는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는 전국적으로 주택 위기와 함께 노숙자를 양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50만 미국 가정이 극도의 저소득층으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국저소득주택조합(National Low Income Housing Alliance) 회장 겸 CEO인 다이앤 옌텔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이미 최저소득층의 주택 700만 채에 지급 불능 사태가 발생했다고 한다.

블룸버그 어소시에이트의 지속가능성 부문 책임자인 아담 프리드는 “실업이 급증하고 실업급여와 퇴거 유예가 만료됨에 따라, 미국은 지역사회를 황폐화시킬 수 있는 집으로부터의 퇴출의 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민들이 특히 감당할 수 없는 주택 위기로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주 내 노숙자 비율은 16.4%로 무려 2만 1306명에 달한다. 다른 모든 주들을 합친 것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케빈 포크코너 샌디에이고 시장은 지난 1월 미 시장들의 윈터 미팅에서 “집 없는 것은 캘리포니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방의 문제”라고 말했다.

주 정부 관리들은 취약한 임대인과 노숙자들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는 “샘 리카르도 새너제이 시장과 시의회 의원들이 최근 완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에 맞추어 비상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최대 500개의 모듈러 및 조립식 주택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도시 정부들도 당면한 위기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고안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 킹스 카운티는 건물들을 임시 및 영구 주택으로 개조하기 위해 호텔을 구입하고 있다. 텍사스 샌안토니오와 필라델피아는 집에서의 퇴출을 막기 위한 법적 중재 절차를 가속화했다.

아담 프리드는 “미국의 국민주택 위기는 지역적 위기의 연속이자 확장”이라고 했다. 그는 “혁신적인 주거 솔루션을 개발하고 구현하는 데 도시가 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가 지원은 연방에서의 지원 형태로도 나올 수 있다. 국가자원보호위원회(NRDC)에 따르면 2020년 긴급주택보호구호법은 최근 미 하원에서 통과됐다. 이 법은 1000억 달러의 긴급 임대지원금, 115억 달러의 노숙 청년들의 코로나19 발생 예방 및 해결, 퇴거유예 12개월의 국가기간 연장 등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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