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학(學)3. 셰일 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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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 가스의 발견은 당사자인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셰일 가스에 대해서는 ‘발견’이라는 표현보다는 ‘개발’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셰일 가스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채굴하기에는 기술적으로 너무 어렵고, 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개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2003년 연두교서에서 ‘수소 경제’를 주장하였다. 많은 예산을 들여서 연구·개발을 하고 수소 경제의 두 축인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진흥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이후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정권이 바뀌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셰일 가스가 개발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로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학(學)』을 지은 버클리 대학교의 뮬러 교수는 처음부터 수소 자동차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셰일가스가 개발되고 나서 미국은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그 지위가 달라졌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는 그 동안 수입을 하던 항구를 수출용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였다. 셰일가스의 중요성은 기술적인 측면과 지정학적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현재까지는 기술적으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셰일 가스로 인해 미국은 에너지 자립을 이루었다. 이로 인해서 미국과 그 이외의 국가, 특히 중동 국가 간의 지정학적인 관계가 변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향후 몇 백 년 쓸 수 있는 셰일 가스가 땅속에 묻혀 있다.

셰일 가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하나가 프래킹(fracking)이라는 수압 파쇄법(hydraulic fracturing)이다. 프래킹은 셰일 가스를 채취하기 위해서 고압으로 암석 사이에 액체를 주입하여 수압 파쇄를 통해 가스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다른 하나의 기술은 수평시추(horizontal drilling) 기술이다. 이 두 기술과 함께 셰일 가스 혁명에 기여한 것이 바로 지하에 묻힌 자원에 대한 개인 재산권의 인정이다. 즉, 지하에 셰일 가스가 있어서 이를 개발하면 일정 부분에 대해 재산권을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이로 인해 텍사스에는 수많은 억만장자들이 새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이 제도로 인해 환경론자들이 개발을 반대해도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셰일 가스의 지정학적 의미는 일단 미국이 에너지 자립을 이루어서 더 이상 중동 석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중동 국가들에 의존하지 않아도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으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가 있다. 중동 국가들과 이스라엘에 대한 의존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면서 미국이 세계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오바마 정부에서 ‘아시아로의 선회(Pivot to Asia)’라는 정책이 바로 이로 인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것이나 해외 주둔 병력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것도 이런 에너지 자립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세계적인 추세가 ‘국제화(Globalization)’ 이었다면 이제는 더 이상 이런 구호가 통하지 않게 되었다.

셰일 가스는 미국을 포함해서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32개국에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아직 기술적으로 셰일 가스를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이 안 되고 있다. 현재는 국제 유가가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미국의 셰일 가스 개발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셰일 가스가 미국의 대외 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듯이 에너지 문제는 모든 국가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현 정부의 탈 원전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대외 의존도는 매우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셰일 가스가 매장되어 있다는 소식도 없다. 에너지 문제를 다루는 국가 정책이 매우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글: 박창규(포항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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