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스마트시티 시대의 오프라인과 전자종이(ePaper)의 역할

Google+ LinkedIn Katalk +

전자종이는 나무와 펄프로 만든 종이를 전자적으로 대체한 제품이다. 개발된 지는 수 십 년이 지났지만 시장에서 그리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종이는 여전히 사용됐다. 사무 자동화는 PC가 담당했다.

PC는 사무용 데스크톱에서부터 이동하며 업무를 볼 수 있는 랩탑과 노트북, 태블릿으로 진화했다. 동시에 휴대폰도 스마트폰으로 발전하며 PC를 대체할 디바이스로 경쟁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업무와 일상생활 모두를 해결하는 시대가 됐다. 전자종이가 차지할 자리는 없었다.

전자종이는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전자잉크장치라고도 불리는 전자종이는 예컨대 특허청 특허검색 시스템에서 키워드로 검색하면 전 세계적으로 수 만 개의 관련 특허가 출력된다. 최근에는 휘어지는 재질(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을 기판으로 사용해 종이의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면서 저장과 검색이 가능한 다기능 기기로 거듭나고 있다.

전자종이가 스마트시티 시대에 개인과 기관의 애용품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높다. 사적인 용도는 물론 공공의 목적을 위한 디스플레이로 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디스플레이 솔루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으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답은 ‘두 시스템은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 디스플레이는 출력, 즉 내 DB에 있는 자료 또는 세상 이곳저곳에 축적된 정보를 찾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존재가치다. 반면 전자종이는 기록이 목적이다. 디지털 잉크는 자연색상에 가깝게 개발됐고 필기 기능이 탁월하다. 디지털 붓글씨는 전자종이 외에는 사용할 대안이 없다. 붓글씨를 요즘 누가 쓰느냐고 반박할 수 있지만 붓글씨는 하나의 예일 뿐 전자종이로 구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능은 많다.

텍스트, 필기체, 그림, 붓글씨 등 온갖 필기 수단이 전자종이에 통합돼 있다. 수첩과 다이어리, 노트를 대체하며 스케치북과 화선지 역할도 한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컴퓨터 기능까지 더한다면 금상첨화다.

최근 출시한 전자종이 가운데 기술적으로 가장 발전한 제품을 디스플레이테크놀로지라는 회사가 출시했다. 영국의 일렉트로페이지라는 매체에서 소개한 이 전자종이는 모든 기능이 통합된 임배디드형이다. 스마트 버스정류장 표지판,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시스템 등 IoT와 스마트시티 공공정보 디스플레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적용하기에 안성맞춤이며 개인용 필기도구로 전용하면 또 다른 스임새로 다가온다.

개발된 공공용 디스플레이는 무려 31인치. 16레벨 그레이스케일 흑백과 180도 시야각으로 강한 조명 속에서도 글씨를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낮은 전력 소비량과 내연성으로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이미지를 유지한다.

디스플레이 내부에는 일반 PC에서 사용하는 인텔 CPU가 들어있다. 따라서 스마트시티의 어떤 공공 설비에도 호환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췄다. 요즘의 디스플레이가 그렇듯이 이 제품도 당연히 가볍고, 슬림하며 설치하기 쉽고 낮은 조명 환경에서 볼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과 전면 조명 모듈을 추가하는 옵션이 있다. 와이파이는 물론 LTE, 5G 통신까지 지원한다.

이 제품을 우리나라의 개인 용도로 변환시키면 가능성은 더 넓어진다. 예를 들어 한글이 표시되는 모든 글자체를 임배디드로 넣고 붓글씨나 동양화 기능을 더한다. 우리 고유 건축미를 살리는 그림 도구로의 전환이 한 예다. 우리 문화를 살리고 형상화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할 수도 있다. 우리만의 전자종이 생태계가 된다.

디스플레이는 요즘의 폴더블 스마트폰처럼 절반으로 접는 사양으로 개발하거나 비용을 고려해 두루마리형으로 출시할 수 있다. 스케치북의 크기로 확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자칠판으로 명성을 날렸던 아남정보기술은 전자칠판에 블루투스 기능을 더한 제품도 출시한 바 있다. 이 기능을 전자종이에 연동시킨다. 클라우드가 실현된다.

우리나라에도 전자종이를 만들어 파는 회사는 많다. 네이버 검색만 해도 시판하는 상품은 1만 개를 넘는다. 물론 거의 대부분이 유통업체다. 국내 제조사는 있으나 상품의 원산지는 중국산이 다수다. 가격경쟁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의 스마트시티 구축 정책은 중요하지만 산업적인 저변이 없으면 시장은 온전히 외국 글로벌 기업들의 몫이 된다. 자체 스마트시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자종이 산업은 크지는 않지만 스마트시티에 꼭 필요한 부문이다. 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Share.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