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 스마트와 그린이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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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대가로 푸른 하늘을 얻었다.”

최근 sns에는 이런 글과 함께 많은 사진들이 올라왔다. 방역 대책이 강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기 위해 산을 찾은 사람들이 정말 모처럼 청량한 공기와 맑은 하늘에 큰 위안을 받으면서 자신의 느낌을 공유했다.

마침 9월 7일은 제1회 ‘푸른 하늘의 날’이었다. 우리나라가 제안해 지정된 최초의 UN 공식기념일이자, 국가기념일이다. ‘푸른 하늘의 날’은 대기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오염 저감과 청정 대기를 위해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2019년 9월, 제74차 UN 총회에서 결의안이 채택돼 지정되었다.

‘푸른 하늘의 날’이 UN 공식기념일로 지정된 이유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으며, 향후 대부분의 인구 증가가 도시 지역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도시에 형성된 생태계가 기후변화에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70%가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의 높은 편리성과 생산성은 도시 주민들에게 기후변화의 많은 영향, 특히 열 스트레스, 홍수, 건강 비상사태라는 반대 급부도 요구하고 있다. 유엔이 도시를 더욱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이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을 지속가능발전목표(SDG 11) 중 하나로 설정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UN은 그 해법으로 “그린(green=climate)”과 “스마트(smart)”의 결합을 제시하고 있다. 그 조합만이 도시들이 스스로 야기하고 고통 받는 기후 변화의 증가하는 압력과 싸워 이겨낼 수 있는 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린’과 ‘스마트’가 만났을 때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도시의 복원력을 높일 수 있어 기후 위험을 줄이며 삶의 편리성과 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 역시 ‘그린 스마트 시티’(원문에는 climate-smart cities로 표기되어 있으나 필자는 climate라는 단어 대신 그린(green)을 선택했다)를 건설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홍수 방지와 배수 운하로부터 전기화된 교통과 도시 냉각을 위한 녹지 공간 조성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상황에 따라 광범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권고를 하고 있다.

‘푸른 하늘의 날’ 제정을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나라답게 정부는 ‘스마트 그린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든다는 취지다. 이 사업은 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을 위한 국책과제 그린뉴딜의 하나로 진행된다.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은 내년부터 2년간 시행될 예정이며, 총 사업 규모는 약 2,900억 원이다. 이 중 1,700억 원(60%)이 국고로 지원되며, 지방비는 1,200억 원(40% 매칭)이 투입된다. 사업은 총 8가지로 ① 공공시설 제로에너지화, ② 국토·해양·도시의 녹색 생태계 복원, ③ 깨끗하고 안전한 물 관리체계 구축, ④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 구축, ⑤ 에너지관리 효율화, ⑥ 그린모빌리티 보급 확대, ⑦ 녹색 선도기업 육성, ⑧ 녹색혁신 기반 조성등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11월 30일 접수 마감 후 서면·현장·종합평가를 거쳐 12월 말에 우수한 지역 맞춤형 기후 대응·환경개선 사업계획을 제안한 25개 지역을 선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자체는 사업계획 수립 시 지역별 기후·환경 여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기후탄력, 물순환, 물안전·안심, 미래차 등 10개의 사업유형 중 복수의 사업을 공간적,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묶음형 환경개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나라 도시 주민들 뿐만 아니라 후대들에게 소중한 지구 환경을 보장해주기 위해 꼭 필요한 중요한 정책적 사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자체들의 역량을 고려해 보면 벅찬 과제가 아닐 수 없어 보인다. 따라서 지자체는 물론 우리나라 지식 역량을 총동원하여 민관 협동 프로젝트로 진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특히 이와 관련된 적용 사례(use case)를 벤치 마킹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세계경제포럼은 우리가 참고로 할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될 ‘스마트 그린 시티’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그러한 사례들을 간략히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세계경제포럼이 소개한 기후 위험 완화 조치에 관한 사례이다.

산티아고 데 칠레의 전기 버스

지난 몇 년간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데 칠레(Santiago de Chile)는 455대의 전기버스를 구입했으며 2020년 말까지 이를 800대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bus는 운영을 통해 배기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대기 오염을 줄이고 인간의 건강과 생산성에 미치는 관련 영향을 감소시킨다. 산티아고 대중교통 이용자들에게는 에어컨과 더 조용한 승차감이 인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남미 최초의 ‘전기 통로’가 현재 산티아고의 주요 수송 축 중 하나를 따라 운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e-bus에서만 제공되며 무료 와이파이, USB 충전, LED 조명을 위해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버스정류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용자들의 e-bus 네트워크의 매력을 한층 더하고 있다.

e-bus는 또한 지방정부가 운영비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경유 버스보다 운행과 유지비가 70%나 저렴해 기존 버스의 두 배 가까이 비싼 구입비를 상쇄했다. 이러한 엄청난 인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대중 교통을 이용하도록 장려할 수 있는 요금 인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칠레는 민간과 대중 교통의 전기화 목표를 갖고 있으며 EV 수요와 충전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교통부 장관은 최근 e-bus 2000여대를 추가로 조달하기 위한 입찰서를 냈고, 이 사업은 칠레의 다른 도시로 확대될 예정이다.

아랍 에미레이트 수도 아부다비의 새로운 농법

도시 거주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식량 조달은 더 큰 도전이 될 것 같다. 2050년에는 전체 음식의 80%가 도시에서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 농업을 위한 공간이 한정되어 있거나 기후로 인해 충분한 식량을 재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수경재배 농업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수경재배는 식물이 흙에 심는 것보다 영양분이 풍부한 물을 식물에 공급하는 수경재배 과정이다. 뿌리가 땅속으로 파고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경재배식물은 더 작은 발자국을 차지하고 수직으로 쌓을 수 있다.

수경재배는 식물의 환경과 영양소 섭취를 세심하게 조절함으로써 헥타르당 10배 이상의 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농법에 비해 폐기물, 물 사용량, 살충제, 비료 등의 자원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실내에 있기 때문에 해충이나 기상 이벤트의 영향을 덜 받고, 농작물은 소비될 곳 가까이에서 재배할 수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것은 농업에 의한 배출물을 절약할 수 있다.

아부다비는 현재 연구 개발 및 농작물 상업화를 위해 8,200평방미터가 넘는 수직 농장(vertical farm)을 건설하기 위해 1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자금지원을 허가한 아부다비 투자청의 목표는 ‘사막’을 농지로 만들고, 현지 식량 생산을 활성화하며, 농업기술 생태계 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 시설에는 4개의 수직 농업 관련 회사(vertical farming companies)가 입주하게 될 예정이며, 이 회사들은 실내 토마토 재배, 관개 시스템 개발, 그리고 R&D 센터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첫 번째 수직 농장을 오픈한 두바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수직 농업을 위한 유사한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멕시코의 산호초 보호

기후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자연적인 해결책은 도시의 지속 가능한 기반 구조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산호초는 대표적인 사례다. 산호초는 바다의 파도나 홍수와 같은 위험에 대한 자연적인 장벽의 역할을 한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방파제 못지않은 파도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 UNDP 보고서는 암초와 다른 자연적인 장벽은 인간이 만든 해결책보다 유지하는데 비용이 적게 들고 자연 재해의 경우 1,000억 달러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호초의 20%가 세계적으로 유실되었고 15%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산호초의 복원과 유지보수를 위한 자금 지원이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UNDP는 멕시코에서 현재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메소 아메리칸 모래톱(Meso-American reef. 카리브해 내에 위치하며 멕시코, 벨리즈, 과테말라, 온두라스의 해안과 접해 있는 모래톱)를 자연 방어와 해안 인구의 소득원으로서 보호하고 증가시키기 위한 재난 보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Reef2Resilience는 현지 기업이 지불하는 신탁기금과 비슷하다. 기금의 역할은 두 가지다. 그것은 모래톱을 복원하고 유지하는데 투자해서 더 나은 자연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자연재해 이후 모래톱과 주변 생태계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재난 보험금을 지급해 향후 해안 공동체의 보호와 생계 보호를 보장하고 있다.

 

다음은 역시 세계경제포럼이 ‘도시를 더욱 지속 가능하게 하는 7가지 혁신적인 프로젝트(7 innovative projects making cities more sustainable)’라는 보고서에서 소개한 몇 가지 사례이다.

유엔의 ‘지속 가능한 도시 및 지역사회 달성’이라는 목표에는 자연재해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고, 모든 사람이 녹색 공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도시의 환경 영향을 해결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1. 스펀지 도시(Sponge cities)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홍수를 포함한 극한 기후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몇 도시들은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자연의 힘을 활용하며 대응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도시의 콘크리트 인접지역에 자연적으로 물을 가두고 여과할 수 있는 녹지 공간과 엮어 놓고 있다. 녹지가 풍부해 ‘정원도시’로 불리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도 같은 개념이 채용되고 있다.

  1. 수직 숲(Vertical forests)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건축가들은 두 개의 주거용 타워 블록에 “수직 숲”을 만들었다. 800그루의 나무와 4500여 그루의 관목, 1만5000여 그루의 식물을 자랑하는 ‘숲’은 땅에 심으면 축구공 3개 반 크기의 면적을 덮게 된다. 스위스, 네덜란드, 중국의 도시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아름다운난세상 :: 2017/07/24 글 목록

(사진: 세계경제포럼)

  1. 미니어처 도시 숲(Miniature urban forests)

일본의 사찰에서 영감을 받은 방법을 사용하여 세계 도시 지역에 ‘미니어처 숲’이 생겨나고 있다. 한 식물학자는 사원, 사당, 묘지 주변의 보호 구역에 복원력이 있고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공존하는 다양한 토착 식물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작은 숲(Tiny Forest)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다.

  1. 녹색 열차 선로(green train track)

재생 사업도 지속가능한 도시 이니셔티브의 최전선에 서 있으며, 녹지공간 부족이 t심한 방콕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방콕의 오래된 고가 철도들은 도시 공원으로 바뀌었다. 이 프로젝트 관계자는 “크지는 않겠지만 도시 재생의 촉매제로서 중요성이 매우 크며, 공공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1. 보다 스마트한 통근(Smarter commuting)

이스라엘에서 선보인 새로운 앱은 더 빠르고, 더 깨끗하고, 더 편리한 통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이 앱은 사용자가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알고리즘이 가장 효율적인 여정을 계산한다. 대중교통은 그에 따라 운행이 조정된다. 이 시스템은 COVID-19 방역을 위해 도입되었지만, 영구적으로 시행되면 연간 2,5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는 ‘그린 스마트’ 인프라는 기술 중심이든 자연 기반이든 재생 에너지에서 대중교통, 전기 자동차에서 녹색 건물까지 30조 달러의 투자 기회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 장벽을 극복하고 도시 인구 증가를 위한 ‘그린 스마트 인프라’의 장기적인 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금 지원 모델, 정책, 리스크 평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스마트 그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정부나 지자체 역시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와 ‘그린’은 반드시 만나야 한다. 그저 만나는 정도가 아니라 한 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행살편세’를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을 시행하는 정부 부처가 각각 다른 것은 살짝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부처 이기주의’라는 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진정한 ‘행살편세’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범정부적 종합 컨트롤 타워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 행살편세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편한 세상

이연하. CEOCLU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퍼실리테이터. MSC 국제공인 명상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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