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 ‘리빙랩’인가 ‘데드랩’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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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시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각종 세미나, 컨퍼런스와 국제심포지엄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물론 모두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것보다 더 활발하다. 국내 기관이 주최를 하지만, 해외에서 참여하는 것도 쉽다. 스마트 테크놀로지 덕분이다. 주최측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스마트시티 리빙랩’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스마트시티 리빙랩은 시민의 삶의 현장 곳곳을 실험실로 삼아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증하면서 혁신을 이뤄내는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현장 실험실을 말한다. 스마트시티를 추진하는 서울시 등 대도시는 물론 전국 지자체들도 스마트시티 리빙랩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시티 리빙랩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스마트시티의 성공적인 구축은 시민참여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수원시가 “시민 스스로 도시와 마을의 문제를 찾고, 리빙랩을 바탕으로 시민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시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듯 시민들은 물론 관련 기업들의 참여가 스마트시티 구축에 있어서 필수적인 성공 요건이라는 것을 모두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무리 최첨단 스마트 테크놀로지를 통해 리빙랩을 구축해 놓았다고 하더라도 시민들이 리빙랩에 들어오지 않고, 활용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무용지물이자 예산낭비의 애물단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구축한 리빙랩이 ‘데드랩’, ‘고스트랩’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의 참여를 촉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은행이 10월12일 발표한 ‘Citizen Engagement’라는 리포트는 이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보고서는 시민이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 효과성을 높이고 복잡한 개발 도전에 혁신적 해법을 기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시민 참여가 올바른 조건 하에서 정부가 시민 참여와 개선된 공공 서비스 제공, 공공 재정 관리, 거버넌스, 사회적 포용 및 권한 부여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개선된 개발 결과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증거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민참여는 도시 진화의 핵심 부분이다. 시민들의 의견은 도시의 역동성을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시민 참여율은 그 어느 때보다 낮다. 과거에는, 도시들이 주민들과 연결하기 위해 시청 회의와 조사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현대 정부는 예전처럼 시민들과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소외된 인구에서부터 인기 없는 정책의 시행에 이르기까지 도시에 수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민 참여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국민과 지자체 구성원 간의 쌍방향 상호작용으로 시민들에게 발언권이 주어지고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주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불만을 공유하고,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도시는 더 나은 지배구조를 누릴 수 있고,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이익이 되는 변화를 시행할 수 있다.

적극적인 시민참여는 성공적인 스마트시티 개발, 끊임없이 진화하는 상황에 정부가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변화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스마트시티 구축에 있어서 시민참여는 빠져서는 안되는 요소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시민들의 참여도를 향상시키는 것은 지방정부, 소규모의 지자체에게는 엄청난 도전이다.

장벽과 간극이 많아 시민들이 시의 의사결정 과정과 시민참여 시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소규모 지역도시의 경우 전통적으로 마을회관에서 지역 공무원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시민들이 참석하는 방식으로 시민참여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으로는 지역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시간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이러한 물리적 장벽 외에도 시민들이 지방정부 참여를 꺼릴 수 있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여기에는 지역 당국에 대한 환멸이 포함될 수 있으며, 시민참여를 “또 다른 관료 계층”, “끼리끼리 나눠먹는 관계로 진입”으로 설명하는 연구결과도 없지 않다. 마찬가지로, 지역 정치인과 의회 인사들에 대한 신뢰 부족과 영향력의 부족에 대한 두려움은 한 지역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에게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경우 일부 시민들은 공적인 일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인해 더 큰 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일부 지역 사회 구성원들은 그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해 적절한 의견을 가질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가짜 뉴스가 범람하게 된 오늘날 상황은 시민참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 시민참여를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다행히도, 많은 국가의 정부들은 시민 참여를 활성화하고 시민참여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새롭고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시행하고 있다. 외국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는 도시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 브릿지(Civil Bridge)’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민 브릿지는 주민과 자원봉사자들 시 직원과 소통하게 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시청이 민간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공공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노숙자, 건강관리 접근 및 기타 사회적 문제와 같은 도시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참여함으로써 빠르고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고 있다.

시 공무원들이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도록 고안된 시비(Civy)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Civy는 시민들에게 비밀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도시 전체의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공무원들이 더 나은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청으로 물리적으로 이동하는 것은 시민 참여에 엄청난 장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혁신도시들은 시청을 주민 집으로 들여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티즌랩과 같은 플랫폼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시티즌랩은 2016년 처음 출범했으며, 많은 유럽 도시들에게 실용적인 매개체임을 입증했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 친화적인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대중에게 직접 데이터를 전송함으로써 시민 참여를 촉진한다. 관계자들은 설문조사와 설문지 결과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실제 시민 통찰력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지자체들이 앞다퉈 구축하려고 하고 있는 ‘리빙랩’의 전시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플랫폼은 많은 시민이 지자체 정부와 교류할 때 직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데 필수적이다.

시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앞서 거론한 플랫폼들을 구축하여 활용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 도시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영국의 런던과 플리머스(Plymouth)이다. 이들 도시는 도시 프로젝트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실험을 해오고 있다. 도시 프로젝트를 위한 제안서는 인기 있는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에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나열되어 있어 주민과 투자자가 관심 있는 프로젝트와 시책에 직접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시민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를 과시하고 지역사회의 잠재적인 문제를 부각시키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버려진 건물 복원에서부터 사회 건강 프로그램 설치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시민들의 피드백을 장려하는 것도 참여를 활성화하는 한 방법이지만 일부 지방 당국은 시민들에게 직접 해결책을 요청하는 등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시민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수립하고 그 해결책을 실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도시 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바로 스마트시티 리빙랩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폴란드의 루블린 시는 녹색시민 예산이라는 이니셔티브를 채택한 첫 번째 도시다. 이 정책은 시민들이 도시녹지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을 환영하고, 45만 유로의 예산을 배정하고 기술 전문가와 팀을 이뤄 도시녹지를 실현해냈다.

스마트시티 구축에 필요한 영감을 얻기 위해 시민들에게 눈을 돌리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신선한 관점을 얻는 좋은 방법이다. 호주 시드니 시와 뉴사우스웨일스 정부는 최근 시민들이 공공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제안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혁신대회를 시작했다. 이런 아이디어 공모전은 대중과 소통하고 지역 인재를 발굴해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혁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혁신대회는 다음과 같은 카테고리에 대한 상을 제공한다. 최고의 공공 시설 아이디어, 최고의 열린 공간 아이디어, 최고의 거리 아이디어, 최고의 임시 및/또는 저렴한 공공 공간 아이디어, 최고의 탄력적인 공공 공간 아이디어. 이처럼 혁신대회를 이용하여 해결책을 찾는 방식은 우리나라 거의 모든 도시 관련 이슈에 적응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는 것은 집단지성을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스마트시티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집단지성을 어떻게 형성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 추진을 전략적 관점에 살펴보자면 하향식 접근법과 상향식 접근법,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잇다.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방식이 효과적인가 이다. 순수한 하향식 마스터플랜은 시민중심성이 결여되어 있고, 기술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으며, 도시나 공동체의 집단지성을 연결하고 활성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참여가 더욱 강조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향식 접근방식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시민들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고 도시나 지역사회의 현상을 포괄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어서는 효과적인 도구다. 그것은 스마트시티의 공동의 비전을 만들고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전략적 선택과 마찬가지로 스마트시티의 성공적인 추진 전략은 이 두 가지 전략의 중간 어딘가에 놓여 있다. 스마트시티 전략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시장/의회)가 뒷받침하는 공통의 공유 비전이 필요하다. 전략 자체는 상향식 이니셔티브와 하향식 이니셔티브 및 프로젝트를 혼합하여 정부 관련/부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성화, 참여 및 포용성을 보장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 리빙랩의 구축은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 실현을 위한 필요조건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리빙랩은 구축 초기부터 기술이 뿐만 아니라 시민참여의 촉진을 위한 발판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리빙랩에 들어선 시민들이 자신의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를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와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리빙랩에 들어서지 못하는, 들어설 수 없는 사람들도 적극적 초대하는 방안도 반드시 포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데드랩’이 아니라 진정한 ‘리빙랩’이 될 것이며, 최악의 경우 ‘디지털 스마트 4대 강 사업’으로 전락하는 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 행살편세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편한 세상

이연하. CEOCLU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퍼실리테이터. MSC 국제공인 명상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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