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초래하는 거대한 재편…지역사회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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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캐퍼는 직장 동료들을 만난 적이 없다. 회사는 워싱턴 DC에 있지만, 그녀는 애리조나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에서 일한다. 만성적인 건강 문제로 인해 사무직 업무가 어려워졌지만, 원격으로 일할 수 있게 돼 더 많은 자율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됐다. 가디언지가 재택근무로 인해 대도시와 지역사회가 재편되는 현상을 진단했다.

올해 캐퍼처럼 집에서 일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2월 8%에서 5월 35%로 급증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코로나로 인해 원격 근무가 복지 개념에서 필수요건으로 변하면서 비슷한 증가를 경험했다. 분석 결과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스웨덴, 영국에서는 약 28%의 일자리가 원격으로 수행될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무려 37%의 일자리가 원격으로 수행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에 의해 강요된 전 세계적인 실험은 ‘집에서 일할 때 게을러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근거가 없음을 시사한다. 한 채용회사가 31개국 5220명의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봉쇄 기간 동안 원격으로 근무한 경험을 조사한 결과 77%가 동등하게 효율적이거나 더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86%의 고용주들은 어떤 형태로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계속 시행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재택근무가 영구적인 변화로 정착한다면 이는 현재 노동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지역사회와 도심지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에섹스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미셸 세라피넬리는 원격 근무의 형태가 일주일에 한두 번 출근하는 사람들과 매달 1주일간 집중적인 브레인스토밍이나 회의 미팅을 위해 출근하는 두 그룹으로 나뉠 것으로 예측했다.

후자의 집단은 값싼 주거지, 더 넓은 공간 또는 자연과 더 가까운 곳을 찾아 도시에서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최근 7000명의 일본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거의 50%가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도쿄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원격근무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스위스에서는 원격근무자들이 직장에서 평균 25km 떨어진 곳에 거주하고 있다.

세라피넬리는 이러한 변화는 숙련된 노동자들이 뮌헨, 시애틀, 암스테르담 및 기타 ‘혁신 클러스터’에 있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을 40~60%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런던의 임대료는 임대인들이 도심지를 탈출함에 따라 이미 하락하기 시작했다. 세라피넬리는 그러나 ‘유령 도시’가 되지 않고 윈-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는 덜 혼잡해질 것이고, 상업 임대료 하락이 혁신을 촉진할 것이며, 인적 자본이 더 멀리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엔리코 모레티가 연구한 ‘지역승수 효과’에 따르면 숙련된 직업 한 개로 지역 내 상품과 서비스 분야에서 2.5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그 효과는 기술 종사자들에게 훨씬 더 크며, 이는 원격 작업을 영구적으로 만들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계획에 광범위한 혜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라피넬리는 그 결과가 주요 도시와 다른 지역 간의 ‘재균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소위 ‘제2의 도시’, 즉 대도시의 주변부에 있는 적당한 규모의 지역이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미국 미네소타 주는 원격 근무자를 지원하기 위해 광대역 통신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23개 타운을 ‘텔레커뮤니티 친화 지역’으로 선포해 광대역망을 개선하고, 원격근무자를 유치·지원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삶의 질은 높지만 고용의 잠재력은 크지 않은 시골 지역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토니아, 조지아, 바베이도스, 버뮤다와 같은 몇몇 나라들은 코로나로 인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디지털 유목민’을 유치하기 위해 특별 비자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보스턴 대학의 지구환경학 교수인 커틀러 J 클리블랜드는 원격근무 붐은 ‘근본적인 구조조정’이랄 수 있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정책이 없다면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원격근무는 교육받은 백인들이 지배하는 고학력 전문 산업에서 압도적일 수 있다. 내버려두면 원격근무로의 전환은 미국의 불평등을 악화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의 5분의 1이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 100명 중 1명만 집에서 할 수 있다.

세라피넬리는 모든 지역사회가 원격근무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기에 가장 적합한 기업들은 이미 양질의 학교, 의료 및 교통수단을 보유하고 있거나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

클리블랜드는 인프라 개선, 주택의 질과 가격, 기후 복원력 향상 등 강력한 도시 정책이 원격 근무를 지원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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